거제 야호~🙌
산 정상에서 외치는 "야호"가 아니다.
요즘 SNS에서는 "거제, 야호~"라는 말이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 말은 걸그룹 리센느 멤버 원이의 개인 유튜브 채널 영상에서, 일본인 멤버 미나미가 밝게 외친 한마디에서 시작됐다.
일본에서 가볍게 인사할 때 쓰는 '얏호'에서 따온 표현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짧은 인사가 숏폼과 SNS를 타고 퍼지면서 지역 이름만 바꿔 쓰는 변형까지 나왔다.
리센느 원이가 말한 이 한마디가 바로 인사말 밈이 되어버린 것.
오늘은 밈이 소비자 사이에서 이렇게 빠르게 퍼지는 이유를 정리해 본다.
밈은 광고비를 들이지 않아도 퍼진다는 점에서 마케팅 관점에서도 흥미로운 현상이다.
게다가 속도가 생명이라 며칠만 지나도 "그거 아직도 써?"라는 말을 듣기 쉬운 만큼,
왜 이렇게 빨리 번지고 빨리 식는지를 들여다볼 가치가 있다.

밈이란 무엇인가, 모방되며 퍼지는 문화의 단위
밈은 말투, 이미지, 짧은 영상처럼 사람들 사이에서 모방되고 변형되면서 퍼지는 문화 요소를 가리킨다.
처음에는 한 사람의 표현이었지만 다른 사람들이 가져다 쓰면서 점점 의미가 넓어지고, 때로는 원래의 맥락과 전혀 다르게 쓰이기도 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밈이 누군가의 기획으로 퍼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직접 퍼뜨린다는 것이다.
광고처럼 보내는 쪽이 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받는 사람이 다시 만들고 다시 보내는 방식이라서 속도가 빠르다.
"거제, 야호~"도 누군가 유행시키려고 만든 문구가 아니라 한 영상 속 자연스러운 한마디였다는 점에서 이런 특징을 잘 보여 준다.
짧고 가벼워서 따라 하기 쉽다
밈이 빠르게 퍼지는 첫 번째 이유는 짧고 가볍다는 것이다.
"거제, 야호~"처럼 두 단어면 끝나는 표현은 읽거나 듣는 데 시간이 거의 들지 않고, 이해하는 데 긴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처음 보는 사람도 바로 반응할 수 있다.
따라 하기 쉽다는 점도 중요하다. 특별한 기술이나 도구 없이 같은 말투를 그대로 쓰는 것만으로 참여가 된다.
참여의 문턱이 낮으면 한 번 시작된 흐름은 빠르게 번진다.
나도 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소비자는 구경하는 사람에서 퍼뜨리는 사람으로 바뀌고, 이 전환이 밈의 속도를 만든다.
지역 이름만 바꿔도 나만의 밈이 된다
세 번째 이유는 변형이 자유롭다는 점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팬들은 "거제" 자리에 다른 지역 이름을 넣은 "OO 야호" 형태의 버전을 잇달아 만들었다. 틀은 그대로 두고 빈칸만 바꾸면 되니 누구나 쉽게 자기 이야기를 얹을 수 있다.
이렇게 변형이 쌓이면 밈은 하나의 콘텐츠가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함께 만드는 놀이가 된다.
소비자는 단순히 보는 입장이 아니라 만드는 입장에 서게 되고, 내 고향이나 내가 사는 동네를 넣어 보는 순간 그 밈에 대한 애착도 커진다.
같은 밈을 쓰면 소속감이 생긴다
밈은 아는 사람끼리만 통한다는 특징이 있다.
같은 유행어를 알고 있으면 설명하지 않아도 의미가 전달되고, 그 순간 같은 문화를 공유하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든다.
단톡방이나 모임에서 같은 밈을 주고받을 때 유독 가까워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대로 밈을 모르는 사람은 대화에서 잠깐 소외되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뒤처지지 않으려고 유행하는 밈을 찾아보게 되고, 그 과정에서 밈은 더 넓게 퍼진다.
알고 싶은 마음과 어울리고 싶은 마음이 함께 작동하는 셈이다.
밈이 관심에서 소비로 이어지는 순서
밈은 웃고 지나가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밈이 퍼진 뒤 사람들이 리센느를 검색하기 시작했고, 2년쯤 전에 나온 곡이 뒤늦게 차트에 오르는 일로 이어졌다. 이후 여러 브랜드가 모델로 기용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이 흐름을 단순하게 보면 먼저 한 장면이 눈에 띄고, 그 장면이 밈으로 퍼지고,
궁금해진 사람들이 검색하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순서다. 마케터가 밈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광고로 시작하지 않은 관심이 소비자의 자발적인 검색과 소비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밈은 속도가 생명이라 금방 어색해진다
모든 브랜드나 사람이 밈을 활용해서 좋은 반응을 얻는 것은 아니다.
밈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쓰거나, 이미 유행이 지난 뒤에 쓰면 오히려 어색하다는 반응이 나올 수 있다.
소비자는 이런 어색함을 빠르게 알아차린다.
또 브랜드의 성격과 맞지 않는 밈을 억지로 쓰는 경우도 거리감이 생기기 쉽다.
평소 진지한 이미지를 유지하던 브랜드가 갑자기 유행어를 쓰면 반갑기보다 낯설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밈은 빠르게 퍼지지만 그만큼 빠르게 식는다는 점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밈을 즐기는 방법
소비자 입장에서는 밈 자체를 즐기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
다만 밈을 계기로 소비를 하게 될 때는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유행한다는 이유로 물건을 사거나 콘텐츠를 소비하는 일이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인지 확인해 보는 것이다.
밈이 만드는 분위기는 즐겁지만, 그 분위기에 휩쓸리면 지금 아니면 안 될 것 같다는 조급함이 생기기 쉽다.
유행이 지나도 계속 쓰고 싶은 물건인지, 지금 이 분위기 때문에 끌리는 것인지를 구분해 보면 만족도가 높아진다.

밈은 짧고 가볍고 따라 하기 쉬우며, 소비자가 자기 방식으로 바꿔 쓸 수 있고, 같은 밈을 아는 사람끼리
소속감을 느끼게 해서 빠르게 퍼진다.
광고처럼 만든 사람이 정하는 콘텐츠가 아니라 소비자가 직접 퍼뜨리는 콘텐츠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거제, 야호~"처럼 한 장면에서 시작된 말이 검색과 소비로까지 이어지는 모습은 밈이 가진 힘을 잘 보여 준다.
다음에 새로운 유행어를 마주하게 된다면, 이 말이 왜 이렇게 빨리 퍼지는지 한 번 떠올려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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