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나는 지금 일을 너무 많이 하고 있는 걸까?”
“퇴근하고도 회사 생각을 하는 게 괜찮은 걸까?”
“워라밸이 좋다는 건 정확히 어떤 의미일까?”
워라밸이라는 말을 자주 듣지만 막상 설명하려고 하면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정시 퇴근을 하면 워라밸이 좋은 것인지, 주말에 일을 하지 않으면 충분한 것인지도 사람마다 기준이 다릅니다.
저 역시 직장생활을 11년 정도 하면서 워라밸에 대한 생각이 꽤 많이 달라졌습니다. 처음에는 오래 일하는 것이 열심히 사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때도 있었고, 반대로 무조건 칼퇴근을 해야 좋은 직장생활이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습니다.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일과 삶을 완벽하게 반으로 나누는 것보다, 일하는 시간과 나를 위한 시간을 적절하게 구분하는 것이 진짜 워라밸에 가깝지 않을까.

워라밸은 단순히 정시 퇴근을 의미하지 않는다
워라밸이라는 말을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정시 퇴근입니다.
오후 6시가 되면 컴퓨터를 끄고 회사에서 나오는 모습입니다.
물론 정해진 근무시간을 지키는 것은 중요합니다. 퇴근 후에도 업무가 계속 이어진다면 개인적인 시간을 충분히 갖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항상 정확한 시간에 모든 일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갑자기 처리해야 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고, 중요한 일정 때문에 평소보다 늦게 퇴근하는 날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워라밸을 단순히 몇 시에 퇴근했는가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퇴근 이후의 시간입니다.
회사에서 늦게 퇴근했더라도 집에 돌아온 뒤에는 온전히 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어느 정도 휴식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정시에 퇴근했지만 집에서도 계속 회사 메신저를 확인하고 내일 할 일을 걱정한다면 제대로 쉬었다고 느끼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퇴근했는데도 회사 생각이 나는 이유
직장인이라면 퇴근 후에도 업무가 생각나는 경험을 한 번쯤 해봤을 것 같습니다.
집에 도착해서 저녁을 먹다가도 오늘 처리하지 못한 일이 떠오릅니다.
샤워를 하면서 내일 회의에서 이야기할 내용을 생각하기도 합니다.
잠들기 직전에 갑자기 중요한 일이 생각나서 다시 휴대폰을 확인하기도 합니다.
몸은 회사에서 나왔는데 머리는 아직 회사에 있는 것입니다.
저도 예전에는 이런 일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맡은 일이니까 생각하는 건 어쩔 수 없지.’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이런 상태가 이어지면 쉬는 시간에도 제대로 쉬지 못한다는 것을 느끼게 됐습니다.
물론 업무에 대한 책임감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퇴근했다고 해서 모든 업무를 완벽하게 해결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했다면, 나머지는 내일의 내가 처리할 수 있도록 남겨두는 것도 직장생활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일을 잘하는 것과 오래 일하는 것은 다르다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일을 많이 하는 사람이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남들보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면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업무가 많아도 참고 계속 처리하다 보면 스스로에게도 ‘나는 잘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직장생활이 몇 년, 몇 년씩 이어지다 보면 조금 다른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매일 모든 에너지를 회사에 쏟아버리면 정작 나를 위한 에너지가 남지 않습니다.
오늘 하루를 잘 버티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몇 년 동안 계속 일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지속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일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특히 업무에서 좋은 판단을 내리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하려면 어느 정도의 여유가 필요합니다.
머릿속이 온통 업무로 가득 차 있으면 쉬운 일도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일을 많이 하는 것보다 내가 가진 에너지를 어떻게 나누어 사용할 것인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주말에 꼭 생산적인 일을 해야 할까?
금요일 퇴근을 앞두고 있으면 괜히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번 주도 끝났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막상 토요일 아침이 되면 또 다른 고민이 시작됩니다.
운동도 해야 할 것 같고, 책도 읽어야 할 것 같고, 밀린 집안일도 해야 합니다.
평소 못했던 자기계발도 해야 할 것 같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시간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주말이 끝나 있습니다.
이런 경험을 하면서 저는 주말까지 꼭 생산적인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늦잠을 자도 되고, 집에서 영화를 한 편 봐도 됩니다.
좋아하는 카페에 가서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내도 괜찮습니다.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떠는 것도 충분히 의미 있는 시간입니다.
전 요즘에 러닝을 시작하였는데 시원하게 달리고 나면 해냈다는 보람까지 느끼게 됩니다.
직장에서는 계속 무언가를 해내야 합니다.
업무를 완료하고, 목표를 달성하고, 결과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개인적인 시간까지 계속 무언가를 해내려고 한다면 쉬는 것조차 또 하나의 업무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가끔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주말도 필요합니다.
휴대폰을 내려놓는 것부터 시작할 수도 있다
요즘은 퇴근했다고 해서 업무와 완전히 분리되기 어렵습니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회사 메신저를 확인할 수 있고 이메일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잠깐 확인하려고 휴대폰을 들었다가 업무 내용을 확인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업무 특성상 바로 확인해야 하는 상황도 있습니다.
하지만 꼭 바로 확인하지 않아도 되는 내용까지 계속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면 한 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퇴근 후에는 업무 알림을 조금 멀리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편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메시지에 즉시 답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내일 출근해서 확인해도 되는 내용이라면 내일의 나에게 맡겨두는 것도 괜찮습니다.
퇴근 후의 시간까지 회사에 빌려주지 않는 것.
생각보다 이것이 워라밸을 지키는 데 중요한 부분일 수 있습니다.
일과 삶을 완벽하게 나누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고 일과 삶을 정확하게 분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일이 삶에 영향을 미치는 순간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중요한 프로젝트가 있는 시기에는 자연스럽게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업무가 비교적 여유로운 시기에는 개인적인 시간을 더 많이 가질 수도 있습니다.
삶이라는 것이 항상 일정한 비율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워라밸을 매일 정확하게 50 대 50으로 맞추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어떤 날은 일이 더 중요할 수 있고, 어떤 날은 가족이나 친구와 보내는 시간이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한쪽으로 계속 기울어져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돌아보는 것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시간을 잊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직장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나를 위한 시간이 무엇인지 잊어버릴 때가 있습니다.
평일에는 회사에 가고, 퇴근하면 집에 돌아옵니다.
주말에는 밀린 집안일을 하고 다음 주 출근을 준비합니다.
이런 생활이 반복되다 보면 어느 순간 일과 생활이 모두 해야 할 일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끔 아무런 목적 없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꼭 특별한 취미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좋아하는 음식을 먹거나 산책을 할 수도 있고, 음악을 들으면서 시간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도 되고, 사람을 만나는 것이 좋다면 친구와 약속을 잡아도 됩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업무나 의무가 아니라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라는 점입니다.
11년 차 직장인이 생각하는 워라밸
직장생활을 11년 정도 하면서 워라밸에 대한 생각은 자연스럽게 변했습니다.
예전에는 좋은 워라밸이라고 하면 정시에 퇴근하고 주말에는 회사에 가지 않는 것을 먼저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조금 더 넓게 생각합니다.
내가 일을 하는 동안에는 일에 집중하고, 일이 끝난 뒤에는 내 삶으로 돌아올 수 있는 것.
그게 제가 생각하는 진짜 워라밸에 가깝습니다.
일을 대충 하자는 의미도 아닙니다.
오히려 내가 맡은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적절하게 쉬는 것도 필요합니다.
계속 피곤한 상태에서는 작은 일에도 예민해질 수 있고, 평소라면 쉽게 해결할 문제도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충분히 쉬고 다시 일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것 역시 직장생활을 오래 이어가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워라밸은 나를 잃지 않는 것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상당히 많습니다.
하루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보내고, 때로는 사람들과의 관계나 업무에 대한 고민으로 하루가 끝나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내 삶에서 일이 너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됩니다.
저는 워라밸이란 일을 완전히 포기하거나 최대한 적게 일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도 중요하지만 나의 삶 역시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않는 것.
그것이 워라밸의 출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회사에서 인정받고 좋은 결과를 만드는 것도 분명 중요합니다.
하지만 퇴근 후 편하게 웃을 수 있는 시간, 주말에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는 시간, 아무 생각 없이 쉬는 시간도 우리의 삶에서는 똑같이 중요합니다.
11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느낀 것은 결국 오래 일하기 위해서는 잘 쉬는 방법도 배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매일 완벽하게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출 필요는 없습니다.
오늘 조금 많이 일했다면 내일은 조금 더 쉬어도 됩니다.
이번 주가 바빴다면 주말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퇴근 후에는 굳이 내일의 일을 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열심히 일하는 나도 나이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는 나도 나이니까요.
일과 삶 사이에서 어느 한쪽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 모두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
그게 진짜 워라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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