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SNS를 보다 보면 처음 들어보는 단어가 정말 많습니다.
분명 한국어인데 무슨 뜻인지 모르겠고, 댓글을 읽다가도 ‘이게 무슨 말이지?’ 싶을 때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새로운 단어가 나오면 그래도 대충 감으로 알아들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한 번 검색해봐야 마음이 놓입니다.
그러다 최근에 ‘영크크’, ‘늙크크’라는 말을 보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또 무슨 새로운 말인가 싶었는데, 젊고 트렌디한 감각을 가진 사람을 재미있게 표현하는 말과 그 반대의 의미로 자신의 익숙한 감성을 표현하는 말 정도로 사용되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이 단어를 보고 웃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 이거 나잖아.”
그래서 이번에는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난 늙크크니까.

내가 늙크크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가만히 생각해보면 제가 평소에 사용하는 말부터 조금 그렇습니다.
요즘 사람들이 어떤 맛집이나 카페를 검색할 때 사용하는 표현과 제가 검색창에 넣는 단어가 미묘하게 다릅니다.
저는 아직도 이런 생각을 합니다.
“뭘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나지?”
그리고 뭔가를 찾아보다가도
“어디 보자.”
이런 말을 자연스럽게 합니다.
카페를 찾을 때도 요즘 사람들이 사용하는 새로운 표현보다는 그냥 ‘커피숍’이라고 검색할 때가 있습니다.
생각해보니 이런 단어들이 하나둘 모이면 꽤나 늙크크스럽습니다.
물론 이런 단어를 쓴다고 해서 정말 나이가 많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단어 하나가 아니라 내가 익숙하게 사용하는 표현과 소비하는 방식 자체가 조금씩 예전의 나를 닮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새로운 것이 나오면 일단 궁금했습니다.
새로운 SNS가 나오면 한 번 들어가 보고,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면 어떻게 사용하는지 찾아보고, 새로운 유행이 생기면 주변에서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알아두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조금 달라졌습니다.
새로운 게 나오면 궁금하기는 한데, 일단 한 번 지켜봅니다.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는 걸 조금 본 다음에야 ‘아, 이런 거구나’ 하고 이해합니다.
이쯤 되면 저도 늙크크를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마케터가 늙크크여도 괜찮을까?
여기서 조금 애매해집니다. 마케팅을 하다 보면 트렌드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듣습니다.
새로운 SNS가 나오면 어떤 특징이 있는지 살펴보고, 새로운 밈이 유행하면 사람들이 왜 재미있어하는지 생각해보고, 갑자기 인기를 얻는 브랜드가 있으면 무엇 때문에 사람들이 반응하는지도 찾아보게 됩니다.
그러니 사실 트렌드와 완전히 떨어져서 살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트렌드를 계속 보는 것과 트렌드를 모두 따라가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겁니다.
모든 밈을 알고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요즘 유행하는 표현을 전부 사용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마케팅을 오래 할수록 그런 생각이 듭니다.
‘요즘 이게 유행하니까 우리도 해야지’라는 생각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
왜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재미있어하는지, 우리 브랜드와 연결했을 때도 자연스러운지를 생각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늙크크라고 해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모르는 건 찾아보면 되니까요.

늙크크라고 해서 트렌드를 포기할 생각은 없습니다
저는 늙크크이지만 트렌드를 포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더 재미있게 따라가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는 젊게 보이고 싶어서 새로운 것을 따라갔다면, 지금은 조금 이유가 달라졌습니다.
궁금해서 따라갑니다.
요즘 사람들은 왜 이걸 좋아하는지 궁금하고, 갑자기 어떤 표현이 유행하는 이유도 궁금합니다.
새로운 브랜드가 나오면 어떤 점 때문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지 보고 싶고, 예전에는 별로 주목받지 못했던 제품이 갑자기 인기를 얻으면 그것도 궁금합니다.
결국 마케터에게 트렌드는 단순히 ‘요즘 유행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를 보는 창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늙크크라고 해서 트렌드를 놓아버릴 수는 없습니다.
다만 예전처럼 모든 것을 빠르게 따라가려고 애쓰기보다는 이제는 조금 천천히 이해해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언제까지 젊을 수 있을까
사실 ‘늙크크’라는 단어를 보면서 나이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언제까지 젊을 수 있을까요.
새로운 것을 누구보다 빨리 받아들이고, 최신 유행을 모두 알고 있고, 젊은 사람들과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것만이 젊음은 아닐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익숙한 것이 생기고, 좋아하는 것도 조금씩 달라집니다.
예전에는 새로운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이 재미있었다면 이제는 내가 좋아하는 메뉴가 있는 곳을 더 찾게 될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콘텐츠를 계속 찾아보던 사람도 어느 순간에는 익숙한 프로그램을 다시 보게 됩니다.
그렇다고 재미가 없어진 건 아닙니다.
그냥 취향이 조금씩 쌓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나이에 맞게 늙크크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억지로 영크크인 척할 필요도 없고, 모든 최신 유행을 따라가느라 피곤해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내가 모르는 게 생기면 알아보고, 재미있으면 받아들이면 됩니다.
영크크들과 같이 어우러지면 되니까
저는 오히려 영크크와 늙크크가 꼭 나뉘어 있어야 하나 싶습니다.
누군가는 새로운 유행을 빠르게 알고 있고, 누군가는 예전 문화에 익숙합니다.
그런데 같이 이야기하다 보면 서로에게 없는 걸 배울 수 있습니다.
제가 모르는 새로운 표현을 누군가 알려줄 수도 있고, 제가 경험했던 예전 광고나 브랜드 이야기를 들려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세대와 취향이 섞이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직장에서는 더 그렇습니다.
젊은 직원이 새로운 콘텐츠를 가져오면 ‘요즘은 이런 걸 좋아하는구나’ 하고 배우게 되고, 반대로 제가 예전에 경험했던 캠페인이나 브랜드 사례가 도움이 될 때도 있습니다.
누가 더 영크크인지, 누가 더 늙크크인지 따지는 것보다 서로 다른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걸 인정하는 편이 훨씬 편합니다.
그래서 저는 영크크가 되려고 애쓰기보다는 영크크들과 잘 어울리는 늙크크가 되고 싶습니다.
모르는 건 물어보고, 재미있는 건 같이 웃고, 괜찮은 건 배워보고.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늙크크가 트렌드를 따라가는 방법
그렇다고 모든 유행을 다 따라갈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저라면 앞으로도 새로운 것이 나오면 일단 궁금해하는 정도로 시작할 것 같습니다.
처음 보는 단어가 나오면 검색해보고, 사람들이 왜 사용하는지 찾아봅니다.
새로운 콘텐츠가 유행하면 무작정 따라 하기보다 댓글이나 반응을 먼저 봅니다.
그리고 브랜드나 마케팅과 관련된 내용이라면 한 번 더 생각해봅니다.
‘이게 왜 인기 있는 걸까?’
‘사람들이 어떤 부분에서 재미를 느끼는 걸까?’
‘우리 브랜드가 이런 방식을 사용한다면 자연스러울까?’
이런 질문을 하다 보면 꼭 최신 유행을 직접 따라 하지 않아도 트렌드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이런 방식이 저에게는 더 잘 맞는 것 같습니다.
모든 트렌드를 소비하는 사람이 아니라, 트렌드를 관찰하는 사람.
이 정도면 늙크크인 마케터로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마케터에게는 ‘모르는 것’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마케팅을 오래 하면서 오히려 중요하다고 느끼는 건 모든 걸 아는 것이 아닙니다.
새로운 걸 봤을 때 “이게 뭐지?”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도 꽤 중요합니다.
너무 익숙해지면 오히려 당연하게 지나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밈이 모두에게 재미있어 보인다고 해도, 한 발 떨어져서 보면 ‘그런데 이게 왜 재미있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 질문이 때로는 좋은 질문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마케팅에서는 우리끼리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실제 소비자가 재미있어하는 것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늙크크의 시선도 나름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신 유행을 바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히려 처음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으니까요.
물론 이것도 핑계일 수 있습니다.
그냥 제가 늙크크라서 그런 걸 수도 있고요.
그래도 저는 이 정도 핑계는 마음에 듭니다.
결국 나는 늙크크입니다
생각해보면 굳이 부정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최신 유행을 모두 아는 사람도 아니고, 새로운 것을 누구보다 빠르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아닙니다.
가끔은 요즘 사람들이 쓰는 단어를 검색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보면서 ‘이게 왜 인기지?’ 하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전히
“뭘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나지?” 라고 생각하고,
“어디 보자.” 하면서 검색창을 열고,
카페를 찾으면서 자연스럽게 ‘커피숍’이라는 단어를 입력합니다.
이 정도면 늙크크라고 인정해도 되겠죠.
하지만 늙크크라고 해서 트렌드와 담을 쌓고 살 생각은 없습니다.
나이에 맞게 늙크크가 되어가는 것도 받아들이면서, 새로운 것에는 계속 관심을 가지고 싶습니다.
영크크들과 같이 어울리면서 새로운 것도 배우고, 제가 아는 것도 나누고 싶습니다.
언제까지 젊을 수 있겠어요.
젊음을 붙잡고 있기보다는 지금의 나를 인정하면서 새로운 것을 계속 궁금해하는 것이 더 오래가는 방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저는 그냥 이렇게 생각하려고 합니다.
난 늙크크니까.
그래도 트렌드는 따라가야 하니까.
모르는 건 찾아보고, 재미있는 건 웃고, 괜찮은 건 한번 해보고.
그렇게 영크크와 늙크크 사이 어딘가에서 적당히 어우러져 살아보려고 합니다.
어쩌면 트렌드를 따라간다는 건 젊어지는 게 아니라, 계속 궁금해하는 사람이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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