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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꼭 사 가는 것들, 과자부터 영양제까지 달라진 쇼핑 목록

마케터ISFP 2026. 10. 15. 00:25

한국을 떠나는 외국인 관광객의 캐리어를 열어 보면 예전과는 다른 물건들이 들어 있다.

화장품과 기념품 대신 과자와 라면, 약국에서 산 영양제, 시장에서 고른 그릇과 목욕용품이 가득하다.

 

올해 1분기 방한 외국인은 1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사람이 늘어난 만큼 쇼핑 목록도 넓어졌다.

이 변화는 단순히 방문객이 늘어서가 아니라, 외국인이 한국에서 사고 싶어 하는 물건의 종류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어떤 품목이 어떻게 번졌는지 한번 살펴보고, 글로벌 마케팅의 방향도 한번 살펴보자.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꼭 사 가는 것들, 과자부터 영양제까지 달라진 쇼핑 목록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꼭 사 가는 것들, 과자부터 영양제까지 달라진 쇼핑 목록

캐리어 속 과자가 달라졌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과자다. 비스킷 사이에 통초콜릿을 넣은 비쵸비는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한국에서 꼭 사야 할 과자'로 소개되며 입소문을 탔다.

 

서울역, 부산의 시장, 잠실의 호수 주변, 공항, 제주처럼 관광객이 많이 오가는 곳에서 팔리면서 올해 국내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고, 서울역 인근의 한 대형마트에서는 지난해 외국인이 가장 많이 찾은 과자로 꼽혔다. 제조사는 생산라인을 늘렸고, 올해 10월에는 일본의 대형 유통 채널에도 들어간다. 한국에서 산 과자가 현지 매장 진열대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비쵸비만 있는 것은 아니다. 빼빼로와 초코파이, 말차 맛 과자, 젤리처럼 한국에서 늘 먹던 과자들이 외국인의 장바구니에 담긴다.

과자가 기념품 1순위가 된 이유는 세 가지다. 개별 포장이라 나눠 주기 좋고, 가격 부담이 적고, 한국에서만 살 수 있다는 느낌을 준다. 선물을 줄 계획이라면 이보다 완벽한 선물이 어디있을까


편의점은 이제 관광 코스다

관광객이 찾는 곳도 달라졌다.

명동, 홍대, 성수, 인사동 같은 상권의 편의점에서는 봉지라면을 매장에서 직접 끓여 먹는 외국인이 흔하다.

불닭볶음면 같은 매운 라면을 먹어 보고, 바나나맛우유와 딸기우유, 파우치 커피를 섞어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 SNS에 올린다.

편의점이 물건을 사는 곳이 아니라 한국의 일상을 체험하는 곳이 된 것이다.

 

외국인 매출도 크게 늘어서 업체에 따라 지난해에만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외국인 결제의 대부분이 모바일 간편결제였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자국에서 쓰던 방식 그대로 결제할 수 있으니 구매의 문턱이 낮아졌다. 라면과 음료뿐 아니라 김, 김부각, 삼각김밥, 캐릭터 상품까지 한꺼번에 담긴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외국인이 한국 편의점에서 물건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처럼 먹어 보는 경험을 산다는 것이다.

면세점에서 고가품을 사던 소비가 한국인의 평범한 하루를 따라 해 보는 소비로 옮겨 갔다.


출국 전 마지막 코스는 대형마트

공항으로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들르는 곳은 서울역 인근의 대형마트다.

유럽, 중동, 중국, 일본 등지에서 온 관광객으로 붐비고, 외국인 전용 진열 코너와 여러 나라 말로 된 안내판,

즉시 환급 시스템까지 갖춘 외국인 특화 매장이다.

 

관광객이 이곳에서 가장 많이 담는 것은 과자, 라면, 김처럼 무겁고 부피가 큰 가공식품이다.

호텔로 들고 가기 불편한 물건을 한 곳에서 한꺼번에 살 수 있고, 가격도 본국보다 훨씬 저렴하다. 한 호주 관광객은 본국 마트의 절반 정도 가격이라고 말했다. 다시 오기 어렵다는 생각에 여행 막바지에 기념품을 몰아서 사는 수요도 많다.

한국의 대형마트가 하나의 관광 상품이 된 것이다.


약국이 건강식품 쇼핑몰이 됐다

건강식품도 빠지지 않는다.

외국인 전용 결제 플랫폼 데이터에서 올해 상반기 외국인 관광객의 약국 결제는 2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게 늘었다.

외국인이 약국에서 가장 많이 산 품목에는 피부 관리 제품과 화장품에 이어 영양제와 건강기능식품이 들어갔다.

 

방문 목적을 확인할 수 있는 후기를 보면 미용과 건강을 위한 방문이 치료 목적보다 훨씬 많았다.

약국이 아픈 사람이 가는 곳이 아니라 한국의 뷰티와 건강을 쇼핑하는 곳이 된 것이다.

방문객은 여러 나라에서 왔고, 결제는 명동, 홍대, 강남, 성수 같은 관광 상권에 몰렸다.

 

건강식품이 K열풍의 다음 줄기가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과자와 라면은 한 번 먹고 끝나지만, 영양제는 효과를 믿고 다시 찾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신뢰가 쌓이면 재구매로 이어지고, 재구매는 해외 판매로 연결되며 K붐이 더욱이 확산되는 것이다.


그릇과 때타월, 가챠와 문구까지

쇼핑 목록은 생활용품으로도 넓어졌다.

서울AI재단 자료에 따르면 남대문시장은 지난해 하루 평균 외국인 유동인구가 광장시장보다 훨씬 많았다.

이곳에서 외국인이 사는 것은 김, 그릇, 때타월, 목욕 바구니, 주방용품, 아동복 같은 한국인의 일상 물건이다.

 

시장에는 식품과 주방용품, 아동복, 완구, 목욕용품, 액세서리를 파는 점포가 수없이 모여 있다.

광장시장이 먹고 분위기를 즐기는 곳이라면 남대문시장은 물건을 사는 쇼핑 공간이다.

 

균일가 생활용품점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나타난다. 외국인 관광객은 메이크업 브러시와 미용 소품, 주방용품, 건강기능식품 같은 작고 가벼운 물건을 산다. 단체 관광객이 미리 주문한 물량이 박스째 쌓여 있어, 캐리어로는 부족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국관광공사의 카드 결제 분석에서는 가챠샵이 가장 가파르게 늘었고, 문구와 서점도 함께 늘었다.

과자와 영양제에서 시작한 쇼핑이 쇼룸에 어울릴 법한 소품과 문구, 책으로까지 퍼졌다. 한국의 일상 자체가 상품이 되었다.

우리가 평범하게 쓰던 그릇과 수건, 문구가 외국인에게는 구경하고 고르는 즐거움이 된 것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꼭 사 가는 것들, 과자부터 영양제까지 달라진 쇼핑 목록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꼭 사 가는 것들, 과자부터 영양제까지 달라진 쇼핑 목록

비싼 물건 하나에서 작은 물건 여러 개로

쇼핑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한국관광공사 분석에서는 외국인의 구매 한 건당 지출은 줄었지만 구매 횟수가 크게 늘어서 1인당 소비액은 오히려 늘었다. 비싼 물건 하나를 사던 방식에서 중저가 상품을 여러 번 나눠 사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과자 한 봉지, 라면 몇 개, 영양제 한 통, 그릇 한 세트처럼 단가가 낮은 물건은 부담 없이 여러 번 살 수 있다.

외국인이 한국에서 쓰는 돈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쓰는 곳이 훨씬 많아졌다. 마케팅 관점에서 이는 한 번의 큰 판매보다 접점의 수가 중요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SNS가 쇼핑 지도가 된다

이런 소비가 퍼지는 통로는 SNS다. 일본어 SNS 게시물에는 추천 상품과 함께 판매하는 건물과 층수, 이동 동선까지 정리되어 있다. 일본인 관광객이 틱톡 영상을 보고 특정 점포를 찾아가고, 중국 SNS의 댓글 이벤트 안내문이 붙은 매장도 있다.

남대문시장의 블로그 언급량은 올해 5월 역대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같은 그릇도 가게마다 소재와 크기, 무늬가 달라서 여러 곳을 돌며 비교하는 것이 쇼핑의 재미가 된다. 이 말이 지금의 소비를 가장 잘 설명한다. 사람들은 정돈된 매장보다 직접 찾아내는 경험에 돈을 쓰기에 이보다 더욱 완벽한 환경이 바로 한국인 것이다.


내가 보는 K열풍의 다음 장면

K열풍은 K팝이라는 하나의 문을 지나 과자와 라면, 영양제, 그릇, 문구, 가챠까지 일상의 거의 모든 품목으로 번졌다.

이 열풍의 핵심은 콘텐츠에서 생활로 옮겨 갔다는 점이 아닐까 생각된다.

외국인이 한국에서 사는 것은 한국인이 평소에 쓰는 물건이고, 그래서 그 물건을 파는 모든 곳이 잠재적인 관광지가 된다.

 

소비자인 우리도 알아 둘 점이 있다. 외국인이 몰리는 품목은 일찍 동나고 매장도 붐빈다.

같은 물건도 판매처마다 가격이 다르니 구매 전에 비교하는 편이 좋다. 건강식품은 유행보다 성분과 섭취량, 유통기한을 먼저 확인하자. SNS 후기에는 광고성 글이 섞여 있으므로 여러 후기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다.

 

우리가 늘 쓰던 물건이 누군가에게는 한국에서만 살 수 있는 특별한 물건이 되고 있다.

다음에 편의점이나 약국, 시장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마주친다면, 그들의 장바구니에 무엇이 담겼는지 한 번 살펴보자.

다음 K열풍은 그 장바구니에서 시작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