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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에게 꼭 필요한 능력은 의외로 ‘말 잘하기’가 아니었습니다

마케터ISFP 2026. 9. 15. 08:30

마케터라고 하면 어떤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말을 잘하고, 회의에서도 자신의 의견을 자신 있게 이야기하는 사람.

저 역시 처음 마케팅 일을 시작했을 때는 그런 사람이 좋은 마케터라고 생각했습니다.

 

마케팅이라는 일이 워낙 여러 사람과 함께하는 일이기도 하고, 기획한 내용을 설명하고 설득해야 하는 순간도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동안은 ‘마케터라면 커뮤니케이션을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당연하게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디지털 마케팅 일을 11년 정도 하다 보니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물론 말을 잘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일을 오래 할수록 오히려 잘 말하는 것보다 잘 듣고, 잘 정리하고,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게 전달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케터에게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이유도 결국 말을 많이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좋은 결과를 함께 만들어내기 위해서이기 때문입니다.

마케터에게 꼭 필요한 능력은 의외로 ‘말 잘하기’가 아니었습니다
마케터에게 꼭 필요한 능력은 의외로 ‘말 잘하기’가 아니었습니다

마케터는 말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 마케팅 일을 시작했을 때는 회의가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습니다.

내가 준비한 내용을 사람들 앞에서 설명해야 하고, 다른 사람이 질문을 하면 바로 답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여러 사람이 모인 회의에서는 자신의 의견을 명확하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눈에 띕니다.

그래서 저도 자연스럽게 생각했습니다.

‘마케터는 말을 잘해야 하는구나.’

‘자신 있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일을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구나.’

물론 어느 정도 맞는 이야기입니다.

 

마케팅 업무에서는 기획안을 설명해야 할 때도 있고, 아이디어를 제안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광고나 콘텐츠의 방향을 다른 사람에게 이해시키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일을 계속하다 보니 한 가지를 알게 됐습니다.

말을 잘하는 것과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것은 조금 다른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커뮤니케이션은 ‘말하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마케팅 업무를 하다 보면 혼자서 모든 일을 할 수 없습니다.

기획을 하면 디자인이 필요하고, 개발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제품이나 서비스와 관련된 업무라면 다른 부서와 의견을 맞춰야 하고, 경우에 따라 영업이나 고객 관련 부서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이때 내가 생각하는 것을 아무리 잘 이야기해도 상대방이 다르게 이해한다면 일이 다시 돌아오게 됩니다.

반대로 내가 말을 많이 하지 않았더라도 상대방이 어떤 부분을 어려워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필요한 내용을 정리해서 전달한다면 일이 훨씬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회의에서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할까?보다

‘지금 이 사람이 어떤 부분을 궁금해하고 있을까?’

를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이 작은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

 

말을 잘하는 것보다 먼저 해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듣는 것입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업무에서는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듣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특히 내가 이미 답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 상대방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머릿속으로 답변을 준비하게 됩니다.

그런데 일을 오래 하면서 느낀 것은, 질문 속에 중요한 정보가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왜 이렇게 생각하셨어요?”

“이걸 소비자가 정말 좋아할까요?”

“이 일정으로 진행할 수 있을까요?”

처음에는 단순한 질문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질문 뒤에는 각자 다른 입장과 고민이 있습니다.

 

디자이너는 디자인 일정이 걱정될 수 있고, 개발자는 기술적으로 가능한지를 먼저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제품 담당자는 서비스의 방향을 생각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마케터가 해야 하는 일은 그 모든 의견을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도, 내 의견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것도 아닙니다.

각자의 이야기를 듣고 공통된 목표를 찾아가는 것.

저는 이것 역시 마케터의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케터에게 꼭 필요한 능력은 의외로 ‘말 잘하기’가 아니었습니다
마케터에게 꼭 필요한 능력은 의외로 ‘말 잘하기’가 아니었습니다

마케터에게 ‘정리하는 능력’이 중요한 이유

11년 동안 일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중요하다고 느낀 능력 중 하나가 바로 정리입니다.

회의를 하다 보면 정말 많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좋은 아이디어도 나오고, 새로운 의견도 나오고, 갑자기 다른 방향의 이야기가 나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회의가 끝난 뒤

“그래서 우리가 뭘 하기로 했지?”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정리하는 능력입니다.

누가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단순히 기록하는 것이 아닙니다.

결국 우리가 해결하려는 문제가 무엇인지,

지금 결정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다음에 누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정리하는 것입니다.

 

마케팅은 여러 사람이 함께 움직이는 일이 많기 때문에 이런 정리가 잘되어 있으면 업무가 훨씬 편해집니다.

반대로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나와도 정리가 되지 않으면 실행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마케터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이야기할 때 말하는 능력보다 정리하는 능력도 꼭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설득’도 상대방을 이기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마케터에게 설득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도 많이 합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설득을 잘한다는 것이 내 의견을 상대방이 받아들이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좋은 설득은 상대방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만들어주는 것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광고 아이디어를 제안한다고 해보겠습니다.

“이게 더 재미있으니까 이걸로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라고 이야기하는 것과

“이번 캠페인의 타깃이 이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런 방식으로 표현하면 메시지를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조금 다릅니다.

 

후자의 경우에는 상대방이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있습니다.

마케터가 해야 할 설득은 결국 이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크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왜 이 방향이 필요한지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것.

 

모든 사람과 잘 지낼 필요도 없습니다

마케터에게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하면 가끔 이런 부담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나는 낯을 가리는데 마케터를 할 수 있을까?’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면 마케팅과 안 맞는 걸까?’

꼭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마케터라고 해서 모든 사람과 친하게 지내야 하는 것도 아니고, 회의마다 분위기를 주도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조용한 사람도 좋은 마케터가 될 수 있습니다.

말수가 적더라도 필요한 질문을 정확하게 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잘 듣고,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정리해서 전달할 수 있다면 충분합니다.

 

오히려 말을 많이 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더 세심하게 듣는 사람도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이야기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정확하게 소통하느냐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11년 차가 되어보니 ‘잘 듣는 마케터’가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마케팅 일을 오래 하면서 여러 사람과 함께 일해보니 재미있는 점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말을 잘하는 사람이 일을 잘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계속 함께 일하다 보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복잡한 내용을 깔끔하게 정리해주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해주는 사람이 오히려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과는 다시 함께 일하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

마케팅은 결국 혼자 만드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좋은 아이디어 하나를 내는 것보다 그 아이디어를 실제 결과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훨씬 길고 복잡할 때가 많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의 의견을 맞추고, 필요한 내용을 전달하고, 문제가 생기면 다시 방향을 조정해야 합니다.

그래서 마케터에게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한 ‘말하기 능력’이 아니라 함께 일하는 능력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마케터에게 꼭 필요한 능력은 의외로 ‘말 잘하기’가 아니었습니다
마케터에게 꼭 필요한 능력은 의외로 ‘말 잘하기’가 아니었습니다

마케터에게 필요한 건 결국 ‘잘 전달하는 사람’입니다

처음 마케팅 일을 시작했을 때의 저는 마케터라면 말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11년 정도 일을 해본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말을 잘하는 것도 분명 장점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핵심을 파악하고, 내 생각을 정리해서 상대방이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능력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는 질문하는 습관도 필요합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이 부분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떻게 느낄까요?”

이런 질문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맞춰가는 것도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좋은 마케터는 혼자서 가장 말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생각을 하나의 방향으로 연결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도 아직 매번 완벽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회의가 끝난 뒤 ‘아, 그때 이렇게 말했어야 했는데’ 하고 생각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커뮤니케이션은 경력이 쌓인다고 완성되는 능력이라기보다 계속 배우게 되는 능력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마케터라는 직업을 생각하고 있다면 말을 잘해야 한다는 부담부터 가질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잘 듣고, 잘 생각하고, 잘 정리해서 전달하는 것.

어쩌면 이것이 11년 차 마케터인 제가 지금 생각하는 마케터에게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