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는 왜 회의를 많이 할까? 회사에서 실제로 하는 이야기
마케팅 직무를 처음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마케터의 하루를 어떻게 상상할까요?
광고를 만들고, SNS 콘텐츠를 기획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는 모습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을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처음 마케팅 일을 시작했을 때는 비슷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디지털 마케터로 회사 생활을 하다 보니 예상과 가장 달랐던 것 중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회의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입니다.
마케팅이라는 일이 결국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회사 안에서는 여러 사람이 함께 움직여야 하나의 캠페인이 완성됩니다. 그래서 마케터의 업무에는 생각보다 많은 커뮤니케이션이 포함됩니다.
오늘은 디지털 마케터로 일하면서 경험한 회사에서의 회의와 협업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단순히 ‘마케터는 회의를 많이 합니다’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왜 회의가 필요한지, 회의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그리고 마케터에게 커뮤니케이션이 왜 중요한지를 평범한 직장인의 관점에서 풀어보겠습니다.

마케터의 회의는 무엇이 다를까?
마케팅 회의라고 하면 거창한 아이디어를 내는 모습을 먼저 떠올릴 수 있습니다.
물론 새로운 캠페인을 시작할 때는 아이디어를 이야기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실제 회사에서 진행되는 회의가 모두 그런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현실에서는 아주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캠페인의 목표는 무엇인지, 어떤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지, 콘텐츠는 언제까지 제작해야 하는지, 광고는 어디에 노출할 것인지 등을 하나씩 정리합니다.
때로는 아주 사소해 보이는 내용도 회의에서 확인합니다.
광고 문구의 표현을 어떻게 할 것인지, 이미지에서 어떤 내용을 강조할 것인지, 랜딩페이지는 어디로 연결할 것인지처럼 실제 실행 과정에서 필요한 내용을 맞춰가는 것입니다.
결국 마케터에게 회의란 아이디어를 이야기하는 시간인 동시에 아이디어를 실제 업무로 바꾸는 시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혼자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마케팅을 시작하기 전에는 좋은 아이디어 하나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을 것처럼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회사에서 실제로 일을 해보면 생각이 조금 달라집니다.
내가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해도 그것을 혼자 완성할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광고 이미지를 만들려면 디자이너와 이야기를 해야 하고, 웹사이트를 수정해야 한다면 개발자와 일정을 맞춰야 합니다.
제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려면 상품 담당자나 영업 담당자에게 물어봐야 할 수도 있습니다.
예산이 필요한 경우에는 비용과 일정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결국 하나의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하기 위해 여러 사람이 움직이게 됩니다.
그래서 마케터에게는 아이디어를 내는 능력만큼 다른 사람에게 아이디어를 잘 설명하는 능력도 중요합니다.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과 그것을 실제 결과물로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회의에서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질문
마케팅 회의를 하다 보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질문들이 있습니다. 저를 가장 두렵게 하는 질문이기도 하죠.
“이걸 왜 하는 건가요?”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 건가요?”
“그래서 우리가 원하는 결과는 무엇인가요?”
처음에는 이런 질문이 조금 당황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분명 좋은 아이디어인데 계속 이유를 설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마케터로 일을 오래 할수록 이런 질문이 오히려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이디어가 재미있는 것과 마케팅적으로 필요한 것은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재미있는 SNS 콘텐츠를 만들었다고 해보겠습니다.
사람들의 반응은 좋을 수 있지만, 그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를 알리는 것이 목적이었는지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목적이었는지에 따라 성공 여부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회의에서는 아이디어 자체보다 ‘왜 이걸 하는가’를 계속 확인하게 됩니다.
디자이너와 이야기할 때도 마케팅이 필요하다
마케터가 자주 협업하는 직무 중 하나가 디자이너입니다.
광고 이미지나 SNS 콘텐츠를 제작할 때 마케터가 기획을 하고 디자이너가 실제 결과물을 만들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마케터가 단순히 “예쁘게 만들어주세요”라고 이야기하면 좋은 결과물이 나오기 어렵습니다.
어떤 고객에게 보여줄 것인지, 무엇을 가장 강조해야 하는지, 어떤 느낌으로 전달하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같은 제품이라도 20대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와 50대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는 표현 방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마케터가 타깃과 메시지를 제대로 정리해 전달해야 디자이너도 그에 맞는 결과물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마케터가 배워야 하는 것도 있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을 상대방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내 머릿속에는 너무 당연한 내용이라도 다른 사람에게는 처음 듣는 정보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업무 내용을 쉽게 설명하는 능력이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개발자와의 협업에서는 또 다른 이야기가 필요하다
마케팅 업무를 하다 보면 웹사이트나 이벤트 페이지를 수정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개발자와 협업하게 됩니다.
마케터 입장에서는 간단해 보이는 수정이라도 실제 개발 과정에서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개발자 입장에서는 어렵지 않은 작업인데 마케터가 너무 복잡하게 설명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럴 때는 감각적인 표현보다 정확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특히 디지털 마케터 중 기획자의 업무라면 어느 페이지에서 무엇을 수정해야 하는지, 왜 수정이 필요한지, 언제까지 필요한지 등을 구체적으로 전달해야 합니다.
이런 경험을 하다 보면 마케팅은 혼자서 완성하는 직무가 아니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마케팅을 잘하는 것과 협업을 잘하는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도 함께 배우게 됩니다.

회의가 길어질 때 마케터가 생각하는 것
물론 모든 회의가 효율적인 것은 아닙니다.
가끔은 같은 이야기가 반복되기도 하고, 처음에 정했던 방향이 회의 중간에 완전히 달라지기도 합니다.
열심히 준비해서 회의에 들어갔는데 회의가 끝난 뒤 다시 처음부터 작업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케터라면 이런 경험을 한 번쯤은 해봤을 것 같습니다.
그럴 때는 허무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여러 사람이 함께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혼자서는 발견하지 못했던 문제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고객의 반응을 다른 사람이 이야기해줄 수도 있고, 실제 판매 현장에서 고객을 만나는 사람이 새로운 의견을 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회의가 항상 효율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서로 다른 관점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분명한 의미가 있고 그건 결과로 증명됩니다.
마케터에게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이유
디지털 마케팅은 데이터를 보고 성과를 분석하는 업무도 많습니다.
그래서 숫자와 분석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물론 데이터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자동으로 좋은 마케팅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광고 성과가 좋지 않다는 데이터를 확인했다고 해보겠습니다.
그다음에는 왜 성과가 좋지 않은지 이야기해야 합니다.
광고 소재의 문제인지, 타깃의 문제인지, 상품 자체의 문제인지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나눠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개선하기 위해서는 디자이너나 개발자, 상품 담당자와 다시 협업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데이터에서 발견한 문제를 사람과 함께 해결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마케터에게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생각보다 중요한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의에서 꼭 말을 많이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마케터라고 해서 회의에서 항상 말을 많이 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필요한 순간에 정확한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회의를 하다 보면 여러 의견이 나옵니다.
그중에는 마케팅 관점에서 꼭 확인해야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 콘텐츠를 보는 사람은 누구인가?”
“고객에게 어떤 행동을 기대하는가?”
“이 메시지가 실제로 전달될까?”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만으로도 회의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듣는 것도 중요합니다.
특히 마케팅에서는 고객과 가까운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도움이 될 때가 많습니다.
영업 담당자가 실제 고객의 반응을 이야기해줄 수도 있고, 고객센터에서 자주 들어오는 문의를 통해 새로운 문제를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마케터가 모든 것을 알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잘 듣는 능력 역시 마케터에게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11년 동안 마케팅을 하면서 느낀 것
디지털 마케터로 일을 시작한 지 어느덧 11년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TV광고를 만드는 프로덕션에서도 인턴을 했었고, 오프라인 마케팅도 거쳐 결국 디지털 마케팅까지 여러가지 업무를 해보며 일을 조금 더 화려하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 회사 생활을 돌아보면 오히려 평범한 업무가 훨씬 많았습니다.
회의를 하고, 메일을 확인하고, 자료를 만들고, 데이터를 확인하고, 다른 팀에 업무를 요청하고, 다시 결과물을 수정합니다.
그리고 또 회의를 합니다.
어쩌면 조금 재미없어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평범한 과정이 쌓여 하나의 캠페인이 만들어집니다.
광고 하나가 세상에 나와 여러분들에게 닿기까지 생각보다 많은 사람의 의견과 작업이 들어가는 것입니다.
마케터의 회의에서 배운 것
마케팅 일을 오래 하면서 제가 가장 많이 배운 것은 좋은 아이디어보다 좋은 실행이 중요할 때가 많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멋진 아이디어라도 혼자 가지고 있다면 아무런 결과를 만들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고, 함께 방향을 정하고, 필요한 일을 나누고, 결과물을 만들고, 다시 수정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처음의 아이디어가 조금씩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아쉬울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더 좋은 방향이 될 때도 많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회의를 단순히 ‘업무 시간을 빼앗는 시간’으로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물론 효율적인 회의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방향을 맞추는 과정이라는 점에서는 마케팅에서 꽤 중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마케팅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만들어진다
마케팅은 고객에게 브랜드를 이야기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 전에 회사 안에서도 수많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눠야 합니다.
디자이너와 이야기하고, 개발자와 이야기하고, 상품 담당자와 이야기하고, 때로는 대표나 다른 부서와도 의견을 나눕니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의 최종 목적은 결국 하나입니다.
고객에게 더 나은 메시지와 경험을 전달하는 것.
그래서 마케터의 하루를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사람’이 많이 등장합니다.
광고 플랫폼의 숫자만 보는 직업도 아니고, 하루 종일 아이디어만 생각하는 직업도 아닙니다.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데이터를 보고, 다시 생각하고, 실행하는 일이 반복됩니다.
어쩌면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마케터의 평범한 하루에 가장 가까운 모습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특별할 것 없는 회의 하나도 마케터에게는 여러 사람의 생각을 모으고 하나의 방향을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회의실에서 누군가 “이거 왜 하는 거예요?”라고 질문한다면 조금 더 반갑게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그 질문 덕분에 우리가 놓치고 있던 것이 무엇인지 발견할 수도 있으니까요.
마케팅은 결국 혼자 잘하는 일이 아니라, 함께 더 나은 답을 찾아가는 일이니까요.